오늘은 드디어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물론 진짜 정상(4,810m)까지 오르는 건 아니고, 바로 옆 전망대인 에귀디 미디(Aiguille du Midi, 3,842m)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몽블랑을 마주 보러 가는 일정이죠. 샤모니를 대표하는 풍경이라 그런지, 이 지역의 상징을 꼽으라면 몽블랑과 에귀디 미디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1. 설렘 반, 걱정 반: 구름 속으로의 출발
인터마르쉐에서 장봐온 재료로 든든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미리 ‘몽블랑 멀티패스’를 이용해 오전 7시 15분 탑승권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5분 정도 지각을 하고 말았는데요, 다행히 직원분께서 예약 티켓을 확인한 후 쿨하게 들여보내 주셨습니다.
- 주차 팁: 이른 아침(7시 전후)에 도착하니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앞 주차장(Parking du Grépon 등)이 매우 한산했습니다. 렌터카 여행자라면 아침 첫 타임을 노리시는 걸 추천합니다.



출발할 때만 해도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과연 몽블랑이 보일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고도를 높이며 구름 층을 통과하는 순간, 마법 같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발아래로는 푹신한 솜이불 같은 운해가 깔려 있고, 그 위로는 티끌 하나 없는 파란 하늘과 만년설을 뒤집어쓴 봉우리들이 대머리마냥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지상의 흐린 날씨가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그야말로 ‘구름 위의 산책’이었습니다.

2. 해발 3,842m, 에귀디미디(Aiguille du Midi) 정상에 서다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은 해발 4,810m, 우리가 올라간 에귀디 미디는 3,842m입니다. 출발 전에는 고산병이 올까 걱정을 꽤 했는데, 두 번의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올라간 뒤에도 어지러움이나 두통 같은 증상은 거의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숨이 약간 더 차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이 있어서 천천히 움직이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중요했습니다. 전망대 곳곳에는 몽블랑과 주변 봉우리 이름을 표시해 둔 안내판이 있고, 바깥 테라스에 나가면 사방이 360도 파노라마로 열립니다.


3. ‘인투 더 스카이’ – 유리 박스 포토 스팟
에귀디 미디 정상부에는 ‘Pas dans le Vide’라는 이름의, 발 아래까지 유리로 된 유리 박스 포토 스팟(일명 인투 더 스카이)이 있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케이블카 티켓에 포함되어 있지만, 사진 한 번 찍으려고 줄이 꽤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우리는 오래 기다리는 대신, 바깥 테라스에서 탁 트인 풍경을 충분히 즐기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유리 박스만큼의 스릴은 없지만, 몽블랑과 주변 봉우리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어디서 보든 압도적이었어요.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체감 온도는 한겨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경량 패딩, 바람막이, 목이 닿는 부분을 가릴 수 있는 후드, 장갑까지 챙겨 갔는데도 가만히 서 있어도 차가운 바람이 계속 느껴질 정도였어요.
4. 테라스 정면에서 보는 유럽의 지붕, 몽블랑(Mont Blanc, 4,810m)
사실 몽블랑 정상 자체는 둥그스름해서 아주 압도적인 비주얼이라기보다는, ‘유럽 최고봉’이라는 상징성이 주는 감동이 더 컸습니다. 오히려 주변을 호위하듯 솟아있는 날카로운 침봉(Aiguille)들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설산을 향해 걸어가는 전문 등반가들의 행렬을 보며 마음속으로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5. 케이블카 타고 국경 넘기: 파노라믹 몽블랑 & 이탈리아 헬브로너
에귀디미디에서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바로 ‘파노라믹 몽블랑(Panoramic Mont-Blanc)’이라는 곤돌라를 타고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국경을 넘어가는 것입니다. 3대가 한 조를 이뤄 이동하는 귀여운 곤돌라인데, 발아래로 거대한 제앙 빙하(Glacier du Géant)와 크레바스, 그리고 개미처럼 작게 보이는 등산객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약 30~40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이탈리아 측 전망대인 포인트 헬브로너(Pointe Helbronner, 3,462m)입니다. 이곳의 스카이웨이 몬테 비안코(Skyway Monte Bianco) 역사는 최근에 지어져서인지 에귀디미디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었습니다.



☕ 이탈리아에서의 커피 타임 이탈리아에 왔으니 에스프레소를 빼놓을 수 없죠! 전망대 내 ‘Bistrot Panoramic’ 카페에서 크로와상과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커피의 종주국답게 맛은 더 진하고, 가격은 프랑스보다 저렴했습니다.



이탈리아 기념품 샵에서 소소하게 마그넷과 열쇠고리를 구매한 뒤, 다시 곤돌라를 타고 프랑스 에귀디미디로 돌아왔습니다. 왕복 비용이 꽤 비싸지만(멀티패스 미포함, 별도 구매 필요), 빙하 위를 건너는 경험은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6. 다음 여정: 플랑드레귀에서 몽탕베르까지
에귀디미디에서 하행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 기착지인 플랑드레귀(Plan de l’Aiguille, 2,317m)에 내렸습니다. 바로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이곳에서부터 몽탕베르까지 이어지는 그랑 발콩 노르(Grand Balcon Nord) 트레킹을 시작하려 합니다.
몽블랑의 허리춤을 따라 걷는 이 길은 어떤 풍경을 보여줄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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