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 몽블랑 터널, 유럽의 가장 비싼 길을 지나 레우슈로

🚗 예상보다 길어진 56km의 여정

아오스타에서 몽블랑까지의 거리는 약 56km, 넉넉잡아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 가볍게 산책도 하며 소화를 시킨 뒤, 여유 있게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예상과 달리 소요시간이 2시간으로 표기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몽블랑 터널 입구 부근에서 발생한 심각한 교통 체증 때문이었습니다. 설마 했지만, 터널로 가까워질수록 차량 속도는 점점 느려졌고, 어느 순간 정체로 완전히 멈춰버린 차 안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 몽블랑 터널 – 유럽에서 가장 비싼 통로

몽블랑 터널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11.6km라는 아주 긴 터널이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을 바로 아래에서 관통하는 터널이라는 상징성도 있긴 하지만 문제는 통행료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터널이라는 점입니다. 단일 방향 편도로는 55.8유로이고, 왕복으로 하게 되면 69.6유로입니다. 단 왕복의 경우 일주일이라는 기간제한이 있습니다. 저희들의 경우 딱 일주일 뒤에 돌아오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도 왕복 통행권을 발급받아 진입하였습니다. 만약 하루 일정이 추가되었다면 왕복 통행료가 111.6유로, 대략 18만원 수준이 되었을 겁니다. 아울러 터널 안에서 제한속도는 최소 50km/h에서 최대 70km/h로, 그리고 앞뒤 차량간격 역시 150m로 엄격하게 지켜야합니다.

몽블랑 터널은 1965년에 개통된 이래 알프스를 가로질러 이탈리아의 쿠르마유르(Courmayeur)와 프랑스의 샤모니(Chamonix)를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입니다. 총 길이 11.6km에 달하는 이 터널은 48년 동안 세계 최장 도로 터널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몽블랑 터널은 단순한 도로를 넘어, 양국 간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면 알프스의 험준한 산맥을 돌아갈 필요 없이 단 20분 만에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이동할 수 있어, 몽블랑 지역 여행자들에게 필수적인 관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터널 통행료는 편도와 왕복 요금으로 나뉘며,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몽블랑 터널 입구에서의 정체된 차량 행렬

🏡 조용할 것으로 예상했던 우리의 숙, 레우슈의 샬레 엘레나

결국 1시간여 시간을 소비하고 나서야 터널을 통과할 수 있었고, 우리는 레우슈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하여 체크인을 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시간 넘게 걸려 터널을 통과한 우리는 레우슈(Les Houches)에 위치한 숙소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예약한 곳은 샬레 엘레나(Chalets Elena)라는 레지던스로, 방 하나에 거실 하나로 구성된 구조였습니다. 거실에는 소파베드가 마련되어 있어 3명이 머물기에도 무리가 없었고, 인덕션과 식기세척기 등 주방기기도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기타 시설로 피트니스 공간, 수영장, 사우나 등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던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숙소 상태도 깔끔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조용한 환경을 기대하고 샤모니 중심이 아닌 외곽의 레우슈 마을을 선택했지만, 우리가 배정받은 방의 테라스가 길가와 마주하고 있어 생각보다 외부 소음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습니다.

🛒 일요일 저녁, 마트 쇼핑의 변수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한 식료품 쇼핑이 급해졌습니다. 원래는 인근 도망시(Domancy) 마을에 있는 대형 식료품점인 인터마르쉐(Intermarché) 지점으로 가려 했지만, 하필 오늘은 일요일이었고, 이곳은 오전에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고려했던 까르푸(Carrefour)도 마찬가지로 휴무라 결국 샤모니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SPAR 마트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인터마르쉐 쪽이 가격 경쟁력과 품질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SPAR에서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식사에 필요한 재료들만 간단히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기본적인 바게트류는 그나마 저렴했지만, 크림이 들어간 페이스트리나 과일 주스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소형 마트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내일 인터마르쉐에 다시 들러 보다 본격적인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SPAR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물품리스트 영수증

🍽️ 첫날 저녁과 작은 산책

구입한 식재료로 간단하게 직접 요리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려고 나섰는데, 뜻밖에도 소나기를 맞았습니다.
다행히 금방 그쳤지만,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는 내일의 날씨가 걱정되긴 하네요.

🌙 하루 마무리

장시간 비행과 터널 정체, 운전까지 겹쳐서 몸이 많이 피곤했습니다.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을 맑은 정신으로 마주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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