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회사에서 달력을 받아왔다.
새해 달력을 받으니 진짜 새해인 것 같다.
“와, 크고 좋다. 글씨도 크게 적을 수 있겠어.”
새해 첫날이 되면 ‘해돋이’를 보러 가듯이 꼭 하는 일이 있다.
‘달력’에 가족들의 생일을 적는 것.
핸드폰에도 달력이 있지만, 아직도 아날로그식 달력이 식탁에 앉아 있으면 잘 보이는 곳에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엄마는 000금고에서 나눠주는 커다란 달력을 거실에, 한장씩 뜯어내는 달력은 부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셨다.
그 당시 달력은 오늘의 날짜와 요일을 알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새해가 되면 달력을 정성스럽게 걸어두시고, 매일 한장씩 성실하게(?) 뜯어내다 봄이 지날 무렵 부터는 여러장씩 뜯어내곤 하셨다.
엄마는 달력에 표시해 두진 않으셨는데도 가족과 친적들의 경조사들을 잊지않고 챙기셨다.
엄마에게 달력은 날짜와 요일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였던 것이다.
결혼을 하고나서 엄마가 하셨던 것처럼 커다란 달력 대신 탁상달력을 식탁에 놓아두기 시작했다.
혼자였을 때는 챙겨야하는 경조사가 별로 없으니까 다이어리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부터는 챙겨야하는 가족들의 경조사들이 생기면서 탁상달력에 적어두어야 했다.
그때부터 였다. 연초가 되면 달력에 경조사를 적기 시작한 것이.
엄마, 아빠, 시아버지, 시어머니 생신, 남편생일, 결혼기념일, 제사날 등.
그리고 달력앱으로도 알림을 설정해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지나칠 때가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경조사이외에 적어두어야 하는 일정이 생겼다.
개학일, 방학일, 졸업식, 유치원 행사, 학교 행사, 시험 일정, 학부모상담일, 그리고 학원 일정 등.
이런 일정은 절대 잊으면 안되는 중요한 일정이여서 달력에 적어두고, 냉장고에 붙여두면서 일정을 확인했다.
탁상달력은 매일 밥을 먹는 곳, 식탁에 앉아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아이들의 일정이 없다.
이젠 달력엔 가족들의 생일을 적으면 된다.
연초인 오늘,
나는 탁상달력에 가족의 생일을 크게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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