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모님께서 아들에게로 가셔서 계급장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나에겐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떨어진 미션이였다.
한순간에 모든 가족들이 썰물 빠지듯이 쑥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모두들 아들이 있는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어찌나 걸음이 빠르던지 앞에서 걸어가던 내가 뒤로 처졌다.
눈 깜빡할 사이에 모두들 그리운 아들에게로 갔다.

“아들, 허허허”
“아빠, 엄마”
“잘 있었어?”
“어, 형도 왔네”
“아들, 수고했어”
내가 언제나 그렇듯 아들을 안았다.
그 순간 아들이 나를 안아 주었다. 지금껏 한번도 안아 준적이 없었던 아들이었는데.
내가 안아주면 어설프게 안겼을 뿐이었던 아들이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아들이 나를 안아주었다.
남편은 아들에게 자랑스런 육군 이등병의 계급장과 태극기를 달아주었다.
꼭 고등학교 졸업식장 같다.
우리는 펜션으로 이동하여 이른 점심을 먹었다.
이것저것 준비를 했는데도 상을 차리고 나니 부족한 것만 보인다.
그래도 아들이 소고기여서 좋아한다.
처갓집양념치킨도 제시간에 배달이 와서 배불리 잘 먹었다.
한참을 먹고 아들이
“오래만에 낮잠을 잘래요” 라며 누웠다. 그 말이 어찌나 서글프게 들리던지.
남편도, 첫째도, 그리고 나도 누워서 낮잠을 잤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살랑살랑. 오랜만에 완전체가 모이니 기분이 더없이 좋다.
복귀시간이 4시여서 서둘러 훈련소 내 워리어홀에 도착했다.
삼삼오오 가족들이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다시 한번 사진을 찍었다.
“아들, 건강이 우선이고, 안전하게 잘 지내”
“아프면 참지말고, 의무실에 바로 가고,
혹시 사고나거나 하면 바로 연락해. 병원에 가야하니까.
장갑차는 낙상사고가 있다고 하니 다치지 않게 안전하게 교육받고!”
헤어져야 하는데 당부해야하는 말이 끊이질 않는다.
“저 이제 그만 갈게요.”
“그래, 또 전화하자.”
돌아서서 군중 속에 들어가니 아들을 또 찾아야했다.
돌아서서 인사하는 아들도 있던데..
아들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는다.
한번 더 보고싶은 나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가 보다.
‘아들, 안전하게 잘 생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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