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뭐 먹고 싶어?”
4일 뒤면 신병교육 수료식이다. 아들에게 전화왔을 때 물어봤다.
먹고싶은 것을 준비해야하는데, 아들이 말해주지 않으면 좋아했던 것을 이것저것 준비해야하니 정확하게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주전부터 계속 물어봤다.
그때마다 아들은
“잘 모르겠어요.”, “다 먹고 싶어요.”
그러던 아들이 마지막 통화에서 드디어 답을 주었다.
“슈크림 처갓집 양념통닭 순살이요”
“어? 슈크림 빵?”
“아니요, 슈크림 처갓집 양념통닭이요”
“어?슈퍼볼?”
“아니요, 슈크림 처갓집 양념통닭이요”
“어? 뭐라고?”
답답한지 아들이 카톡에 먹고 싶은 것을 올린다고 했다.
“아들 소고기 좋아하니까 소고기 구워 먹을까?”
“좋아요.”
전화를 끊고 나서 카톡을 보니
‘슈프림 처갓집 양념통닭 순살’`
‘딸기 ‘ 라고 적혀있다.
이제부터 준비해야지.
먼저, 처갓집 양념치킨 연무대점에 전화를 걸어 팬션에 12시에 배달해 달라고 예약을 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에 배달을 갈수 없다고 했다.
미리 전화하기를 잘 했다.

두번째, 준비해야 할 목록을 적었다.
식사용] 소고기, 청국장, 각종 반찬, 채소, 기름장, 쌈장
식기류] 집게, 가위, 수저세트, 쌀, 전기불판
디저트] 딸기, 수박, 성북동빵공장 빵, 우유
필수품] 상비약, 아들 반바지, 썬크림, 텀블러
먼저, 소고기, 딸기, 수박을 사러 롯데마트에 갔다. 수박을 샀다. 소고기는 할인을 별로 하지 않아 안샀다.
어? 딸기가 없네.
동네 마트에 갔다. 여기는 소고기가 맛있다. 소고기를 사고 각종 쌈종류의 채소를 샀다. 어? 여기도 딸기가 없네.
동네 과일 가게에 갔다. 여기에도 딸기가 없다. 물어보니 딸기가 안 나온다고 했다.
‘그럼, 백화점에는 있겠지!’
백화점에 갔다. 성북동빵공장에서 아들이 좋아하던 빵을 샀다.
여기에도 딸기는 없다.
‘어떡하지?’
그때 남편이 해답을 알려주듯이 말했다.
“나 퇴근할 때 지하철역 과일가게에서 딸기 봤어”
“그럼 거기 가자!”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달콤한 냄새가 났다.
‘제발, 딸기여야 하는데’
계단을 내려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과일가게 앞에 놓인 자그마한 딸기가 보였다.
‘딸기다…’

새벽 5시50분. 논산으로 출발했다.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입영심사대 5분거리의 펜션이다.
가져간 음식을 냉장고에 넣고 그릇을 씻고 바로 먹을수 있게 준비를 했다.
빨리 가자고 했는데도 남편은 일찍 가서 뭐하냐고 했다.
좋은 자리에 앉아서 아들을 봐야한다며 누워있는 남편과 첫째를 재촉해서 출발했다.
역시나 그늘진 좋은 자리는 남들이 앉아있다.
땡볕의 앞자리, 아들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자리에 앉았다.
28연대 1중대, 28연대 2중대, 28연대 3중대,28연대 4중대, 27연대 1중대, 27연대 2중대, 27연대 3중대, 27연대 4중대.
입장할 때마다 부모들은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나도 열심히 박수를 쳤다.
‘아들은 어디있지? 키가 큰 순서대로 서 있으니까… 어디쯤 있을까?’
모든 중대가 입장하여 식을 시작하려 하는데, 아직 아들을 못 찾았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엄마, 성원이 저기 있어요.”
첫째가 카메라 줌으로 찾았다.
그때부터 나와 남편은 손을 쉼없이 흔들었다.
‘아들이 쳐다봐야 하는데’
격하게 흔들었다. 그때 아들이 들고있는 모자를 흔들며 웃었다.
‘아, 봤구나’
엄지손톱보다 작게 보이는 아들 얼굴을 놓칠세라 계속 쳐다봐야 했다.
안 그러면 아들 얼굴을 놓친다.
얼굴을 놓치면 다시 앞에서부터 숫자를 세야한다.
하나
둘
셋
…
…
열하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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