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간에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다.
‘어? 우체국에서 올 택배가 없는데?’ 하고 문자를 열어봤다.
(우체국 배달예정) ····· 발송인: 육군훈련소
아…. 올 것이 왔구나. 군대 입대할 때도 울지 않았던 엄마들이 소포 받고 운다더니..
점심시간에 소포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그래 집에 가면 와 있겠구나..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지…
퇴근하고 현관 앞에 ‘자랑스런 대한민국 육군! 그대들이 있어 든든한 대한민국 입니다.’ 라고 적혀있는 커다란 상자가 놓여있다.
저거구나.

너무 커서 무거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벼워서 거뜬히 들고 들어왔다.
상자의 네 면 모두에 아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한 곳만 적어두면 안되는 거였겠지.. 그것만 봐도 마음이 씁쓸하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자에 적혀있는 모든 글자를 읽었다. 그냥 무엇이 써져 있는지 상자를 열기 전에 알아두고 싶었다.
상자를 열어야지..상자를 열었다.
덩그러니 그 큰 상자의 반도 차지하지 않은 아들의 책가방이 있었다.
가방을 열어보니 반팔티, 그날 더웠음을 보여주는 얇은 바지, 그리고 신발.
아니, 신발은 비닐에 싸서 보내주지.. 가방에 그냥 넣다니…
신발을 꺼냈는데 우리 아들 신발이 이렇게 지저분 했었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밑창은 왜 이렇게 닳아있는지..
아들은 없고 신발만 보니 미안한 마음이 커지는 건가? 같이 있을 때는 신발을 사달라고 해도 여러 켤레의 신발을 보여주며 핀잔을 주었더랬는데.. 그 장면이 스치고 지나간다.
신발이라도 깨끗하고 새 것 같았으면 마음이 덜 미안했을텐데.
눈물을 흘리면 한없이 울고만 있을 것 같아 눈물을 삼켜버렸다. 울지 말아야지. 덤덤하게.
가방 안에 있던 입영통지서, 안내서 같은 것을 또 읽었다. 가방 안에 들어가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읽어봐야 할 것 같았다. 혹여나 놓치는 것이 있으면 안되니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방을 치워놓고, 들어있던 옷을 세탁기에 넣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생활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데, 목구멍이 뜨거워진다.
그냥 그때 울어 버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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