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처럼 내린 5월의 비, 그리고 찢어진 우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 우산, 검정우산, 찢어진 우산
동요: 우산(우산 셋이 나란히)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지금처럼 우산이 흔하지 않았다. 그때는 모든 물건들이 귀했다.
살림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은 참 많았던 그때.
그 어린 시절, 아침에 비가 오는 것을 참 싫어했었던 기억이 있다.
식구수 대로 우산은 있지만, 그중 멀쩡한 우산은 몇 개 없었다.
오늘은 어떤 우산을 가져가야 하나… 밥 먹으면서 생각한다.
‘가난’에 대해 잘 모르던 어린 시절의 나는 부끄러워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쁜 색깔의 우산은 좋아보였고,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이 어른이 된 나의 마음 속에 박혀있다가 비가 오면 가끔 마음 밖으로 비집고 나올 때가 있다.
그래서 몇 년전 백화점에서 큰 맘 먹고 우산을 샀다.

비가 오면 어르신들이 여기저기 쑤신다고 하시듯이
나는 비가 오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럴 때면 알록달록한 꽃이 그려진 나의 예쁜 우산을 본다.
‘괜찮아, 이젠 너에게도 예쁜 우산이 있어’

지금도 찢어진 우산은 집에 있다.
이제는 찢어진 우산을 들고 나가도 예쁜 우산이 더이상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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