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지 3달이 넘었다. 그동안 남편은 몸의 변화가 생겼지만 난 여전히 똑같다.
남편은 뭐든 잘 배우고, 난 배움이 더딘것 같다.
헬스장에 가면 스트레칭 후 런닝머신을 30분 정도 달린 후 기구 운동을 한다. 헬스장에 가면 1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것 같다.
PT는 1주일에 한번씩 받는데 기구 사용 방법, 맨몸 운동, 달리기 하는 방법 등을 친절히 가르쳐준다.
운동을 배울 때면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써야 하기 때문에 강사분께서 가르쳐준 대로 따라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50년동안 쓰지 않은 근육을 써야 하는 것이니 근육들이 안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겠지.
오늘은 힘들어서 강사분께 물었다.
“달리기만 열심히 해도 되는거 아니예요?”
“회원님, 달리기만 해도 되지요. 그런데 상체 운동이 되지 않아요. 나이가 더 들면 오십견 생겨서 팔도 들지 못해요. 안 쓰는 근육을 써야 어깨도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실 수 있으세요.”
이런 것을 질문하는 나의 모습과 어렸을 때 아들이 “공부를 왜 해요?” 라고 묻는 것이 똑같아 보여 피식 웃음이 나온다.
세 개의 기구 운동을 하고 나니 벌써 50분이 지났다. 강사분께서 시키는 것을 조금이라도 따라가려 했더니 땀도 나고 운동을 한 것 같다.
운동을 마친다는 것을 듣기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혼자 달리기는 50분 정도 하는 것과 선생님과 50분 수업을 하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가.
혼자 달리는 것은 오래해도 힘들지 않다. 하지만 선생님께 배우고 있으면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틀렸다고 할까봐 위축되는 기분이 들고, 잘하고 싶은데 내맘대로 되지 않으면 창피하기도 하다. 아… 열등생.
이런 기분은 피아노 학원을 가서도 느끼는 감정이다.
피아노 학원에 가기 전에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2시간정도 연습해서 간다. 그렇지만… 선생님 앞에서 연주할 때면 틀린다.
틀리면 다시 연주하고, 연주하면 또 틀리고.
틀리면 선생님이 친절하게 다시 알려주시지만, 역시 창피하다.
잘하지 못한다고 강사님이 창피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시진 않지만, 나 혼자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극 아이(I)여서 그런건가..
학교를 다녔을 때 남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나의 모습이 50이 된 지금의 나에게도 남아있다니.
지금은 어렸을 때처럼 두려워하진 않지만, 여전히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소심함이 남아있다.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자주 해주던 말을 오늘은 소심한 50살 나에게 해줘야 겠다.
“틀려도 괜찮아.”
“진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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