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남편과 함께 헬스를 다닌지도 5개월이 된다.
처음 시작할 때 측정한 인바디 점수가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등록을 하고는 매일 헬스장을 다녀 두 달 정도 지난후에 인바디를 측정하니 72점이였다.
‘와, 나도 운동을 하면 몸의 변화가 생기는구나.’
운동, 다이어트를 전혀 하지 않았던 나는 이런 몸의 변화가 신기했다.
몸의 변화가 나타나는 순간, 마음이 풀어졌다.
‘오늘은 할 일이 많으니까 헬스장은 내일 가야지…’
‘가면 금방 빠지니까, 오늘만 먹어도 되겠지…’
이런 생각으로 매일 가던 헬스장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가게 되었다.
그리고, 한달 뒤 측정하니 골격근량은 내려가고, 체지방률은 올라갔다.
그래프가 나를 비웃는 것같이 반달 모양이다.
다시 제자리다.
기구운동의 무게를 아직 늘리지 못하고 있다.
헬스장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모두 편안한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다.
찡그린 얼굴에 어금니를 꽉 문 입. 한번이라도 더 하려고 힘을 쥐어짜내는 모습.
한번은 피티샘에게 물어봤다.
“샘은 기구를 아주 잘하니까, 힘들지 않겠네요?”
“아니예요. 저희도 익숙해지면 무게를 늘리니까 당연히 힘들죠. 힘들게 해야 근육이 생깁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나는 무게를 늘리지 않고, 힘을 아주 조금만 써서 운동을 한다.
운동을 평생 해본적이 없다.
안해봐서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인바디는 헬스장을 어떻게 다니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성적표’와 같은 거니까.

식탁 위에 있는 나의 성적표와 남편의 성적표를 보고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많이 느셨네요.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엄마는 헬스장 다니는데 의의를 두고 계시는 것 같고.”
아.. 아들의 말이 비수처럼 내 가슴에 꽃혔다.
‘아들, 엄마 그냥 다닌 것만은 아니거든. 엄마 나름대로 하려고 했어.’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성적표가 정확히 말해주고 있어 할 말이 없다.
아들이 던진 말에 지난 날을 떠올렸다.
혹시 아들이 성적표를 가져왔을 때
“아들, 학교는 그냥 다니는 것에 의의를 두는거야?”
라고 말한 적이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안했다고 할 수도 없다.
아이들은 학교를 그냥 다니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이유만큼 열심히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헬스장을 그냥 다니는 것이 아니듯이, 나름의 이유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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