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남편이 회사에서 달력을 받아왔다. 새해 달력을 받으니 진짜 새해인 것 같다. “와, 크고 좋다. 글씨도 크게 적을 수 있겠어.” 새해 첫날이 되면 ‘해돋이’를 보러 가듯이 꼭 하는 일이 있다.‘달력’에 가족들의 생일을 적는 것. 핸드폰에도 달력이 있지만, 아직도 아날로그식 달력이 식탁에 앉아 있으면 잘 보이는 곳에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엄마는 000금고에서 나눠주는 커다란 달력을 거실에, […]
사진 속의 내 얼굴이 가장 크다. 회사에서 ‘송구영신’ 의미의 작은 파티를 했다. 케잌을 사서 다함께 2026모양의 초의 불을 끄고, 박수치고 맛있는 케잌을 나눠 먹는 깜짝 파티 말이다. 마지막으로 ‘화이팅’을 외치며 우리 모두 사진을 찍었다. 2025 안녕~ 반갑다, 2026! 사진을 출력하여 공용 냉장고에 붙였다. 사진속의 사람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나도 그 속에 포함되어 환하게 웃고
여행을 준비하며 지도를 펼쳤을 때, 가장 난해했던 곳이 바로 알페디시우시(Alpe di Siusi)였습니다. 흔히 자이저 알름(Seiser Alm)이라는 독일어 명칭과 혼용되어 쓰이는데, 처음에는 서로 다른 장소인 줄 알고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독일어와 이탈리아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이곳의 특성상 이름만 다를 뿐, 두 지명은 완전히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워낙 광활한 고원이다 보니 진출입로가 다양하고, 리프트와 버스 등
‘유통기한 지난’ 오리고기를 왜 싫어하는지 물어보는 남편에게 짜증이 난다. 퇴근을 하자마자 빨래바구니에 있는 세탁물을 서둘러 챙겨 세탁기에 넣고 세탁을 시작했다. 우리집 세탁기는 영하 10도를 기준으로 얼기 때문에 앞으로 며칠 동안은 강추위가 찾아온다는 일기예보에 빨래를 가장 먼저 해야했다.세탁을 겨우 시작하고 잠깐 쉬고 있을 때 남편이 왔다. 남편은 먼 것이 안 보인다고 하여 안과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안경을
피아노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인도에서 오토바이를 마주했다. 나는 좁다란 길이여서 먼저 가라고 멈춰섰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고맙다면서 목례를 하며 지나갔다. ‘와, 저런 매너있는 운전자도 있네!’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은 따뜻해졌다. 그리고 흐뭇하다. 양보를 하였더니 인사가 돌아왔다. 오토바이가 나를 지나치는 순간 떠올랐다.‘여기는 사람이 다니는 인도인데?’ 요즘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좌우를 살핀다. 오토바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어느날 집 앞
1. 돌로미티의 전략적 요충지, 파소 가르데나(Passo Gardena) 3일 차 일정을 마무리하며 도착한 곳은 해발 2,121m에 위치한 파소 가르데나(Passo Gardena)입니다. 돌로미티 여행에서 ‘파소(Passo)’는 산맥을 넘는 고갯길을 의미하는데, 이곳은 발 가르데나(Val Gardena)와 발 바디아(Val Badia) 두 계곡을 잇는 지리적·관광적 요충지입니다. 이곳에 서면 사방으로 압도적인 풍광이 펼쳐집니다. 남쪽으로는 거대한 성벽 같은 셀라(Sella) 산군이, 북쪽으로는 날카로운 침봉들이 매력적인 치르(Cir)
1. 라딘 문화의 중심지, 알타 바디아 (Alta Badia) 친퀘토리에서의 궂은 날씨를 뒤로하고 고개를 넘자, 돌로미티의 남동부 알타 바디아 지역이 나타났습니다.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열리며 “돌로미티의 하늘은 한 시간에 네 계절을 보여준다”는 속담을 증명해 보입니다. 코르바라(Corvara), 바디아(Badia) 등 6개의 마을로 이루어진 이 지역은 발 푸스테리아와 발 가르데나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독특한 언어와
1. 야심 찬 계획과 현실의 날씨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맞이한 일출은 완벽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3일 차 계획은 야심 차게 세웠습니다. 오전에는 친퀘토리(Cinque Torri) 트레킹, 오후에는 아르멘타라 초원을 걷고, 저녁에는 파소 가르데나에서 여유를 즐기는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늘 변수를 동반합니다. 라가주오이 주차장에서 차로 2분 거리인 콜 갈리나(Col Gallina) 무료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두터운 비구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