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일기3 (밸로시랩터에게 깝죽되는 길버트)

아침 8시 기상
아침에 눈을 뜨니 컴컴하다. 암막커튼이 햇빛을 아주 잘 가려준다.
커튼을 젖히니 창밖은 정글이다. 하늘은 파랗고 하늘아래는 온통 초록이다~가 아니다. 앞에 숙소의 지붕이 초록을 가린다. 길버트는 숙소를 정글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옮길 수 있으면 옮기자고 제안했고, 다행히 맨앞의 숙소에 자리가 있어 옮길 수 있었다. 짐을 싸는 불편함은 있었으나 옮기길 잘했다. 이제야 하늘은 파랗고 하늘 아래는 전부 초록이다.

숙소를 옮긴 후 우리는 메인풀장에서 놀기로 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찜해둔 카바나에 자리를 잡고 수영도하고, 맛있는 음식도 시켜먹고, 책도 읽고, 잠도 자고.. 신선놀이를 해야지!

한참을 놀고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커피한잔.
마사지를 오후 4시에 예약을 해둔 터라 서둘러 이동했다. 생각보다 먼 곳에 있는 스파.
마사지를 처음 받는거라 중간강도로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부끄럽지 않다. 타인에게 내몸을 맡긴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길버트와 함께여서 마음의 부담은 절반으로 줄어든 느낌.
오일을 온옴에 잔뜩 바르면서 해주는 마사지. 살살 문질러주니 잠이 솔솔.. 아이쿠. 침이 떨어지는 순간 잠에서 깼다. 나, 얼마나 잔거지?
노곤해진 상태로 마사지를 마쳤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비가 오고 있다. 우리는 계획한 대로 산책로를 걸어 숙소의 셔틀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마음도 가볍게 걸어갔다.
우리와 반대로 오는 관광객이 꽤 많네, 저기 부부들도 있고.. 하고 생각하는 찰나,
“자기야, 내 목걸이?”
목걸이를 놓고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목걸이. 결혼예물로 받은 목걸이.
우린 30분 걸어왔던 길을 10분만에 걸어 마사지샵으로 갔다. 없다고 하면 어쩌지. 내 목걸이. 비싸서가 아니라 결혼예물로 받은 소중한 목걸이인데. 여기서 잃어버리면 안되는데… 걱정을 하며 한달음에 도착한 마사지샵.
목걸이를 잃어버려 찾으러 왔다고 하니, 서비스를 받은 곳으로 다시 가보라고 한다. 서둘러 들어가 시계를 놓아두었던 곳을 보니 ‘있다’
‘천만 다행이다. 내 소중한 목걸이’

이제 해가 질 시간이고 비가 많이 내려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은 험난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도로에는 오토바이와 차와 사람들로 뒤엉켜서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숙소에 도착하는 순간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배가 고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택시 안에서 너무 긴장했었나봐. 온몸이 다 아프네.” 그랬더니,
“나도.”라고 한다.
나만 긴장한게 아니여서 위안이 된다.
우리는 늦은 저녁을 룸서비스로 시켜 먹고 따뜻한 풀장에서 놀기로 했다.

여전히 풀장은 따뜻했다.
풀장에 있는 카바나 아래 왕도마뱀이 매달려있어 길버트에게 말했다.
“저기 봐, 도마뱀 맞지?”
“어, 왕도마뱀이네. 쫓아보내야지.”라며 매달려있는 도마뱀에게 물을 던진다. 던지고, 던지고 또 던진다.
“이 놈 봐라, 안떨어지네.”
도마뱀은 절대 떨어지지 않고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길버트는 또다시 도마뱀에게 물을 던지고, 던지고 또 던진다.
“그만해. 안가잖아. 그만해!”
“왜, 갈 때까지 해야지!”
“그만해. 독도마뱀이면 어떡해.”

갑자기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벨롭시랩터에게 한 남자가 돌을 던지며 까불대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 남자가 영화에서 제일 먼저 죽었다. 나는 다급하게 길버트에게 말했다.
“그만해. 그러다 죽어!!!!”
그제야 물 던지기를 그만했다. 난 안심을 했고, 물었다.
“도마뱀 혀가 얼마나 길게 나오지?”
“왜?”
“혹시 독도마뱀이 혀로 자기를 공격하면 어쩌나 걱정되서 그러지.”
우리는 왕도마뱀이 신경이 쓰여 숙소로 들어갔다.
다행이다. 길버트가 살아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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