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 : 1편 숙소편 (소피텔 갤럭시 난징)

5월 노동절 연휴를 이용하여 다녀온 중국 난징(南京) 여행. 이번 여행기의 첫 번째 주제는 4박 5일 동안 우리의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준 ‘소피텔 갤럭시 난징(Sofitel Galaxy Nanjing)’ 숙박기입니다. 살인적인 인파가 몰리는 연휴 기간, 현명한 호캉스와 휴식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Accor)

1. 예약의 배경과 엇갈린 첫인상

이번 여행 숙소로 소피텔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연초 프로모션 당시 노동절 연휴임에도 1박에 10만 원대 초중반 수준이라는 믿기 힘든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아코르 포인트를 활용하여 숙박비 전액을 포인트 결제로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발리 누사두아 소피텔에서 느꼈던 만족스러웠던 기억, 그리고 아코르 계열 내에서도 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소피텔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믿은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아내에게는 “이번 5월 연휴, 중국 난징 최고의 호텔에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고 오자”라며 자신만만하게 호언장담을 했더랬죠.

하지만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은 “소피텔이라고 다 같은 소피텔은 아니구나”라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연식이 꽤 오래된 티가 났고 관리는 나름 잘 되고 있었지만, 로비의 규모나 첫인상이 다른 5성급 호텔(식사를 위해 방문했던 진링 호텔이나 샹그릴라 호텔 등)에 비해 확실히 소박했습니다. 웅장한 럭셔리 호텔이라기보다는 조금 큰 규모의 관광호텔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내에게 했던 큰소리가 살짝 민망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호텔 라운지에는 장쑤성 지역의 노동절 행사를 알리는 포토존이 비치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2. 객실과 플래티넘 혜택: 반전의 시작

다행히 초반의 아쉬움은 객실로 올라가면서 점차 큰 만족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첫인상과 달리 방 크기가 매~우 넓어서 짐을 풀고 지내기에 더없이 쾌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객실입니다. (출처: Accor)

아코르 플래티넘 멤버십 혜택으로 고층부인 이그제큐티브 층(42층)을 배정받았고, 라운지 이용 혜택도 주어졌습니다. 이 라운지가 참 재미있는 공간이었는데, 밖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반면 라운지는 우리가 갈 때마다 우리 부부 외엔 다른 투숙객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우리가 자리를 잡으면 그제야 직원들이 과일과 다과를 세팅해 주어, 마치 라운지를 통째로 전세 낸 듯 프라이빗한 호사를 누렸습니다. 준비된 음식은 주전부리용 다과와 멜론, 수박 정도였지만, 과일 당도가 어찌나 높은지 여행 내내 저희 부부는 완전히 ‘멜론 킬러’가 되어버렸답니다.

최고층(46층)에 위치한 밀레짐 라운지입니다. 우리만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 외출 후 돌아오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던 ‘턴다운 서비스’ 역시 5성급 다운 품격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팁은, 처음에는 침대 위에 팁을 올려두어도 그대로 두고 가시더군요. 중국의 팁 문화가 낯설어 그런가 싶어 다음 날에는 아예 메모지에 감사 인사를 적고 ‘Tip’이라고 명시해 두었더니 그제야 챙겨가셨습니다. 혹시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 역대급 라운지 해피아워: 저녁 식사비 ‘0원’의 마법

이번 소피텔 투숙의 가장 큰 혜택이자 하이라이트는 단연 ‘해피아워’였습니다.

보통 클럽 라운지에서 간단한 핑거푸드와 주류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호텔들과 달리, 이곳은 해피아워 시간에 7층에 위치한 메인 뷔페식당인 ‘키위젠(Kwee Zeen)’을 통째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해피아워가 온전한 뷔페 디너로 둔갑한 셈입니다.

개인 화로를 챙겨주는 정식 샤브샤브 코너는 제외된다는 소소한 제약이 있었지만, 그것만 빼고도 신선한 해산물부터 즉석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메뉴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진링 호텔(금릉반점) 매원이나 샹그릴라 강남조 같은 파인다이닝 예약을 미리 잡아두지 않았더라면, 여행 내내 저녁 식사 비용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었을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이었습니다.

부페식당 키위젠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조금 더 요란한 간판이 달려있답니다. (출처: Accor)

참고로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 식사도 이곳 ‘키위젠’에서 즐겼습니다. 조식임에도 저녁 뷔페와 비슷한 수준으로 메뉴가 제공되어 선택의 폭이 무척 넓었어요. 음식은 양호했지만 아침부터 욕심부리지 않으려고 샐러드와 과일, 그리고 모닝커피 한 잔으로 여유롭게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4. 여행의 구원자, 위챗 컨시어지 서비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감사했던 분들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소피텔의 컨시어지 팀을 선택하겠습니다.

중국 자유여행을 준비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현지 전화번호가 없으면 ‘다중디엔핑(大众点评)’ 같은 필수 앱을 인증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노동절 연휴라 유명 식당과 관광지 예약은 필수인데 막막하던 차에, 호텔 고객 서비스 이메일로 먼저 문의를 보냈습니다. 고맙게도 호텔 측에서 바로 위챗(WeChat) 메신저로 안내를 연동해 주더군요. 역시 중국에서는 위챗이 만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컨시어지 직원들은 여행 전부터 제가 요청한 식당들을 완벽하게 예약해 주었고, 외국인이 개인적으로 예매하기 까다로운 위챗 전용 관광지 입장권 란까지 말끔하게 대행해 주었습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약간의 팁을 건넸지만, 사실 더 큰 인심을 썼어도 전혀 아깝지 않았을 만큼 이번 난징 여행을 매끄럽게 만들어준 최고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5. 부대시설과 완급 조절의 베이스캠프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약간의 어지럼증이 있어 컨디션이 온전치 못했습니다. 게다가 어딜 가나 고함소리와 담배 연기, 거침없는 무단횡단이 가득한 노동절 특유의 혼잡한 공공질서는 정신적·신체적 피로도를 급격히 높였습니다.

그 때문에 저희 부부는 ‘오전 관광 – 오후 호텔 휴식 – 저녁 식사’라는 철저한 완급 조절 전략을 세웠습니다. 소피텔은 이 전략을 소화하기에 훌륭한 입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난징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디디(택시)를 이용하면 주요 관광지나 식당 어디든 부담 없는 거리로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후에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체력을 충전하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이번 여행은 고행길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체력 관리상 수영장은 이용하지 못했지만, 저녁 식사 후에는 매일 헬스장을 찾았습니다. 비치된 기구들이 흔히 아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러닝머신을 비롯해 기본적인 구색을 잘 갖추고 있어 가볍게 땀을 흘리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매일 같은 시간대에 마주친 한 중년의 중국인 여성이 스마트폰 스피커폰을 크게 켜 둔 채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은, 아직은 아쉬운 중국의 대중문화를 피부로 실감하게 하는 씁쓸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수영장 전경입니다. (출처: Accor)

[총평] 최고의 호텔은 아니었지만, 실속있는 선택

처음 아내에게 약속했던 ‘난징 최고의 럭셔리 호텔’이라는 거창한 수식어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넓고 쾌적한 객실, 우리만의 아지트 같았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정식 디너 뷔페로 제공되는 통 큰 해피아워, 그리고 감동적인 위챗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소피텔 갤럭시 난징은 무리 없는 5성급 서비스 속에서 훌륭한 가성비와 혜택을 알차게 누릴 수 있었던, 연휴 기간 가장 현명하고 실속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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