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이다.
비행기 시각이 오후 2시50분이여서 10시쯤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먹고 시간이 여유롭다.
여전히 이른 아침을 먹고 관광지를 한군데 볼수 있는 여유가 있다.
길버트는 난징 도착한 첫날에 갔던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러면 커다란 호수가 있던 유원지 같은 곳을 다시한번 더 보자고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곳은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의 곳.
길버트는 아침을 먹고 걸어서 청나라 말 근대화 되는 시기에 대사관과 같은 건물이 있었던 곳으로 먼저 가자고 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들은 나와있다.
이곳의 도로에는 가로수로 프랑스 오동나무라고 하는 유럽플라터너스 나무가 많이 심어져있다. 이 나무는 크기가 크고 모양도 특이하다.
그래서 이 나무가 주욱 심어진 이곳은 사진찍는 명소로 유명하다.
우리도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고, 구석구석 옛시대의 거리도 구경했다.
한참을 구경하고 길버트가 저쪽으로 다시 가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나는 그런 길버트가 이해가 되지 않아
“이제 그만 사진 찍고 거기로 가자. 시간이 별로 없어.”
시계를 보니 8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10시 출발은 장담할 수 없다.
길버트에게 재촉을 하니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어딜 가자는 거야?”
“아니, 우리 첫날에 갔던 곳에 가자고 했잖아. 그럼 여기 그만 보고 이동하자고.”
“여기가 첫날 우리가 왔던 곳이잖아.”
“아니, 첫날에 갔던 유원지 가는거 아니였어?”
“유원지를 언제 가자고 했어. 이훠루 가자고 했지. 여기가 이훠루잖아.”
헐… 그럼 지금껏 마음 졸이며 서둘렀던 나는….
첫날에 갔던 곳이 여기와 유원지 두 곳이여서 나는 당연히 이훠루를 유원지로 들었던 거였다.
진즉에 좀 알려주지.. 나는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는데…
그제야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여기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다.) 사실을 깨닫고 좀 전과는 다르게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거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남들처럼 벽에 기대어 사진도 찍고,
차가 오지 않을때는 차도의 가운데에서 사진도 찍고,
마음이 여유로우니 좀 전까지 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일찍 길버트와 제대로 대화를 했더라면.. 그전에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다니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대화를 했지만, 서로 다른 곳을 상상했다.
20여년을 같이 살아왔지만… 대화를 할때는 ‘말 안 해도 알겠지. 이정도 말하면 이해했겠지..’ 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되겠다.
혼자 살아온 날보다 함께 살아온 날이 많아질 수록 대화가 점점 줄어든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오늘의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를 할 때는 더 자세하게 해야 겠다.
아니면 약속하고 서로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한참을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공항으로 출발했다.
40분 정도 택시를 타고 도착한 난징 공항.
이상할 정도로 난징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별로 없다. 사람구경을 더 많이 한 여행이여서 그런가.
어서 한국으로 가서 사람을 정말 많이 보고 왔다는 것을 아들들에게 알려줘야지..
노동절에는 중국여행은 피하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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