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6시 기상하여 6시 30분쯤에 조식을 먹으러 갔다.
오늘은 어제 먹고싶었지만 참았던 국수와 샐러드, 그리고 과일과 빵으로 간단히 먹으려 했다.
그런데 지금껏 관심갖지 않았던 빵을 길버트가 가져와서 먹어봤는데.. 먹는 순간 나를 40년 전 기억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어렸을 때는 먹는 것, 입는것.. 지금은 흔한 것들이 그 당시에는 귀했다. 당연히 제과점빵은 비쌌다.
내가 기억하는 그 빵은 친정엄마가 막내딸이 좋아하는 빵이여서 외출하고 돌아올 때면 늘 사오시던 빵이였다.
지금의 파운드 빵과 비슷한데 맛은 지금의 체인점 빵집에서는 맛볼수 없는 옛날빵집 맛이다. 그 맛을 타국의 조식부페에서 맛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나는 한 번 먹어본 후 두번 더 가져와 커피와 함께 먹었다.
더 먹을수 있지만(사실 몇개 들고오고 싶었지만..) 길버트가 걱정할까봐 (내일 잔뜩 먹어도 되니까) 그만 먹었다.
울엄마의 사랑이 담긴 추억의 빵.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총통부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40분.
입구부터 사람으로 가득찼다. 가까운 거리라 좀 여유를 부렸더니 입구가 사람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줄이 빠르게 줄어드는 곳에 섰다. 발 맞추어 걸어 들어가는데 길버트는 통과! 나는 뭐라고 하면서 옆으로 가라고 한다. 옆을 보니 가방검색대가 있다.
앞만보며 무리들과 같이 들어가는 길버트를 다급하게 불러 세웠다.
“자기야! (안 돌아본다) 자기야! (더 크게 불렀다)”
그제서야 돌아보는 길버트
“나 여기 통과 못했어. 가방이 있어서 옆으로 가야해.”
나는 옆 줄에 끼어 보안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공항에나 있을법한 가방검사를 매번 받는 번거로움이 내마음을 잠시나마 불편하게 했다.
입구를 지나 길버트는 표를 어디서 받아야하는지 계속 두리번 거리면서 사람들 무리를 따라 갔다.
무리와 함께 앞으로 전진하면서 길버트는 걱정이 태산이다. 표를 받아야 하는데.. 다시 입구로 가라고하면 안되는데…
그러면서 몸은 앞으로 앞으로..
개찰구 바로 앞에서 사람들을 보니 신분증을 보여주며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우리도 여권을 준비하여 보여주었더니 예약을 확인하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와는 달리 영사관 내는 그래도 내 의지대로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의 여유로움이 있었다.
그래도 영사관으로 가는 길목은 사람으로 붐벼 우리는 먼저 오른쪽으로 빠진 후 다시 영사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공기마저 상쾌하게 느껴졌다.
여기는 아편전쟁 시대의 역사를 전시한 공간이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커다란 동상이 세워져있다.
우리는 한적한 곳을 지나 예쁜 정원을 찾아 이동.
정원이 참 예쁘게 조경되어 있어 사진도 많이 찍었다. 정원에서 좀 쉬었다가 다시 영사관을 찾아 이동.
한참을 걸어가는데 길버트가 커다란 동상을 보며
“저 동상은 아까도 있었는데 여기 똑같은 동상이 또 있네. 유명한 사람인가 봐.”
“자기야, 여기 아까 왔던 곳이잖아. 아편전쟁기념관.”
“아… 그렇네…”

드디어 영사관으로 이동하는 길목을 찾았다.
우리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 줄을 서서 영사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 잘못 들어왔구나… 후회도 순간 사람으로 앞뒤가 막혀버렸다.
사방을 둘러봐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할 수 없이 사람들과 한무리가 되어 이동할 수 밖에.
청나라의 왕권이 무너진 후 영사관으로 사용했던 공간.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그저 복도에서 각 실을 구경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우리에겐 허용되지 않았다. 너무 사람이 많아서 고개를 삐죽 빼서 보려하면 내 발은 벌써 다른 곳으로 이동해져 있어 스쳐지나갈 수 밖에..
2층으로 올라가서 복도를 지나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관람경로. 난 사람뒤통수만 봤다.
우리는 영사관을 빠져나와 근대시대의 거리가 재현되어있는 1912거리를 산책한 후 숙소로 이동.
영사관 관람하다가 지쳐서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숙소에서 한참을 쉰후 길버트는 중국 유명한 차를 판매하는 곳을 잠깐 들렀다가 공자묘를 구경하러 가자고 했다.
저녁을 숙소에서 간단히 해결한 후 우리는 차를 사러 쇼핑센터로 이동.
쇼핑센터에 들어서면서 길버트에게 물었다.
“여기 어제 왔던데 아니야?”
“어, 아니야.”
“여기 피자헛하고 스타벅스도 있어. 어제 쇼핑몰도 이렇게 있었어. 난징식당도 여기 있고. 똑같아.”
“그런것 같지? 그런데 아니야. 아무래도 세트로 같이 있는 곳이 더러 있는것 같아. 비슷해 보여도 여기 처음오는 곳이야.”
아주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길버트.
길버트는 내비를 보면서 쇼핑몰안의 차 판매하는 곳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내비를 보며 찾아간 곳은 어제 봤던 그곳.
“여기 어제 기나가면서 차 판매하는 곳이라고 들어가 보자고 했잖아.”
한참을 여기저기 살피며 둘러보더니
“어??? 맞네…”
예전의 길버트는 길치인 나와는 달리 길을 아주 잘 찾았다. 머리 속에 지도를 넣어놓은 것처럼.
그런데 이젠 길버트는 내비로 길을 아주 잘 찾지만, 머리 속의 지도는 사라진 것 같아 보인다.
길버트, 이젠 길치인 나에게라도 의지해!
저녁을 먹고 여유롭게 공자묘가 있는 거리로 갔다. 택시를 타고 내리는데… 여기도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한국의 인사동, 북촌 같은 곳으로 강이 흐르는 주위에 옛날 건물양식의 식당과 상점이 즐비하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거리라 우리도 인파의 한 부분이 되어 구경했다.
아들들을 위해 과자도 사고, 강정도 사고.. 이러니까 오늘이 난징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여기 오기전에 공자묘를 간다고 하여 나름 기대했다.
공자는 도덕시간에 배운 유명한 철학자 아닌가… 그런 유명한 사람의 묘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인파를 헤치며 찾아간 공자묘….
한국의 계곡주변에 퍼져있는 행락가 같이 큰 노래가 흘러나오고 판매하는 물건들로 가득한 내부…
공자에 대한 내용은 잠시 전시되어 있을뿐. 기념품을 팔거나 돈을 내고 종을 치게 하거나.. 이런 장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대단한 묘를 상상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일거라 생각한 나를 무색하게 만든 공자묘.
공자묘를 서둘러 나와 다시 인파에 합류하여 옛거리의 화려한 조명들을 헤치며 다녔다.
오늘이 난징에서 마지막 날이라며 길버트는 나에게 여러번 다짐을 받듯이 물어본다.
“이제 그만 숙소로 가도 돼? 더 보고 싶은 것이 있어? 강 주변의 카페에 들어갈까?”
이런저런 제안을 하지만 얼굴은 나보다 더 피곤해보이는 길버트.
난징에서의 마지막밤도 사람들과 함께 한덩어리가 되어 다녔으니 이만하면 됐어!
숙소로 돌아가자.
여기에서는 택시를 부를수 없을 것 같아 한참을 걸어나왔다.
걸어나오면서 난징에 왔을때부터 계속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던 여자얼굴이 그려진 간판이 여기서도 우리의 눈에 보인다.
마지막 날이니 만큼 무엇을 파는 곳인지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다양한 차를 판매하는 곳이였고, 한국에서는 절대 사먹지 않는 아이스크림은 하나 사들고 나왔다.
택시가 오기전까지 우리는 거리에 쭈르리고 앉아 둘이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눠 먹었다.
불이 날것만 같은 나의 발.
사람이 많아 성큼성큼 걷지 못하고 종종 걸음을 걸어야 해서 같은 2만보여도 종종걸음의 2만보가 더 힘든것 같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나서 택시가 도착하여 우리는 택시에 몸을 겨우 실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늦은 시간이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는 짐을 싸기로 했다. 길버트는 내일 아침에 정리하자고 했지만 내일 일은 모르는 것.
시간이 있을때 싸 두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조금 강하게 주장하여 짐을 싸두었다.
짐을 두 캐리어가 정리해두니 마음이 편하다.
내일 비행기 시간이 오후 2시50분이여서 마음이 여유롭다.
한국에서 가져온 <녹나무 파수꾼>을 조금만 더 읽다 자야겠다. 이번 여행에 읽으려 가져온 책인데, 재밌어서 길버트와 내가 동시에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스토리가 탄탄하고 몰입도 높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가져봤다…
책을 읽으며 스르르 잠드는 것이 최고의 잠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오늘도 책을 읽다가 스르르 잠들거다.
난징여행을 하면서 드는 생각과 책 내용이 뒤썩인 꿈을 꾸어봐야지…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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